💌보내는 사람 _ 퍼플레인 팀
도모🐳 편집자. 장르의 망망대해를 얕고 넓게 항해하는 문화콘텐츠 잡식자.
금붕어🐠 마케터. 으스스하고 피 튀는 이야기를 보며 맛있게 밥을 먹지만, 무서운 영화는 절대 볼 수 없다는 겁쟁이.
하루🍀 편집자. 남들이 안 본 것만 찾아보는 음침한 (자칭) 예술가.
|
|
|
🐳
햇볕이 점차 따스해져 봄 기운이 느껴지는 3월입니다. 한 달간 잘 지내셨나요? :)
편집자로 일하면서 가장 설레는 순간은 완성된 책을 실물로 처음 받아볼 때, 그리고 새로운 원고를 처음 받아서 읽을 때입니다. 이번 달에는 퍼플레인의 새 책이 될 원고를 처음 받아 읽어보았습니다. 그런데 기대한 것보다 훨씬 더 재밌어서 깜짝 놀랐어요. 취향이 각각 천차만별 중구난방인(?) 퍼플레인 팀 모두가 재밌게 읽은 원고는 오랜만인 듯합니다.
그 원고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 레터에서 바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
|
|
💬오늘의 이야기
👾 퍼플레인은 지금…
- 퍼플레인은 멈추지 않아!
😝 존중입니다 취향해주세요
- 《빛과 영원의 시계방》과 〈스즈메의 문단속〉
#MZ아티스트 #SF와함께라면어디든 #장르문법 #NCT127 #공모전 |
|
|
🐠 퍼플레인은 멈추지 않아! 다음 신간도 커밍 쑨-🚅💨 |
|
|
정보라 작가님의 《아무도 모를 것이다》로 숨가쁘게 연초를 달려온 퍼플레인 팀! 한숨 돌리려나 싶으셨겠지만 퍼플레인은 멈추지 않습니다. 다음 신간이 올해 상반기 중에 나올 예정이거든요.
이번 책은 정보라 작가님의 '신작'입니다. 2022 부커상 인터내셔널 후보에 오른 후로 많은 관심을 받으며 여러 책을 내셨지만, 이번 책은 좀 다릅니다. 정보라 작가님이 부커상 후보에 오르신 후로 집필하신 '첫' 신작이거든요!
무려 '연작소설집'인데요. 괴담을 좋아하는 퍼플레터 구독자님들이라면 이번 책 놓치면 후회하실 거라고 장담합니다. 으스스한 데다 연작소설만의 매력이 팡팡 터지거든요. 원고를 검토하며 모두 입을 모아 "이번에는 훨씬 더 재밌다, 어떡하지?" 하고 행복한 걱정을 했답니다.
원고 검토 한줄 소감
🐳무서우면서도 따사로운 봄볕을 쬔 것 같은 묘한 여운이 남았다
🐠하루에 한 편씩 읽으려 했는데, 정신 차려 보니 월급 루팡 됨
🍀나도 연구소에서 일할래
제목이 뭘지 궁금하시죠? 늘 그렇듯 힌트 드립니다. 힌트는 아낌없이 팍팍! 두 개 드릴게요.😉
[Hint 1] ㅎㅂㅇ ㅅㄱㅍ [Hint 2] 🌃🕛📊
혹시 눈치채셨다면, 머지 않은 미래에 나올 《ㅎㅂㅇ ㅅㄱㅍ》를 반겨줄 마음의 준비 미리 해주세요! 여러분의 기대에 불을 지핀 만큼 팀 퍼플레인은 또 열심히 신간 준비하러 가보겠습니다. 가보자구~😎😎😎
|
|
|
😝 존중입니다 취향해주세요
└ 퍼플레인 팀이 일상에서 직접 감상한 것들을 소개합니다. 취향해주세요 존중이니까. |
|
|
시간의 터널을 통과해 현재의 내 나이보다 젊은 모습의 부모를 조우했을 때, 우리는 무슨 말을 건넬 수 있을까?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보수적인 시간관을 완전히 박살 내는 기이한 여덟 편의 이야기로 독자를 초대한다. 한 소설 안에서 여러 개의 시간관이 태엽처럼 맞물려 정교하게 작동하는 서사 속에서 독자들은 소름끼치는 전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 - 금붕어🐠's pick!
현실과 맞닿아 있어서 더 무서운, 하지만 헤어나오고 싶지 않은 환상적인 악몽
트위터 세상을 방황하며, 퍼플레인 책을 어떻게 홍보하면 좋을지 고민하던 금붕어는 어떤 독자평을 마주하고 말았습니다.
|
|
|
책을 다 읽었기에 죽어도 여한이 없다니, 엄청난 찬사에 질투와 부러움을 느꼈는데요. 이러한 독자평이 한두 개가 아닌지라 '진짜 그럴까?' 하는 호기심이 들어 헐레벌떡 근처 서점에 가서 책을 샀습니다.(무엇보다도 태엽시계 덕후인 금붕어는 표지부터 무척 마음에 들어서 개인 소장하였답니다.) 오랜만에 책에 몰두하여 읽어봤는데, 수록된 작품들 중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두 재밌어서 꼭 영업하고 싶어서 가져와봤습니다.
"빛과 영원의 시계방"이라는 제목처럼, 시공간과 죽음을 초월하는 환상적이면서도 으스스한 단편 여덟 편이 담겨 있습니다. 파독 광부, 노동문제, 4차산업혁명 등 현실 속 문제들과 맞닿아 있는 '사회파 SF'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었는데요. 여기에 타임 패러독스라든지, 시뮬레이션 우주론, 다세계 이론 등 복잡한 과학 이론을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쉽고 매끄럽게 풀어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읽다 보니 저도 모르게 '이거 진짜 그런 거 아냐?' 하는 생각과 함께 묘한 섬뜩함이 들어 살짝 몸서리치기도 했어요. |
|
|
왜 정보라 작가님이 추천사로 "김희선 작가를 흉내 낼까 봐 매우 조심하며 읽었다"고 쓰셨는지 알겠더라구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처럼 매혹적인 방식으로 환상과 공포를 엮어낸 터라, 책장을 덮고 나니 마치 악몽이지만 어쩐지 헤어나오고 싶지 않은 그런 기이한 꿈을 꾼 것 같았습니다.
모든 작품이 다 좋았지만 하나만 꼽으라면 〈꿈의 귀환〉을 꼽겠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여운이 떠나지 않았을 정도인데요.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의 꿈의 지도를 그리는 이야기입니다. '유리 가가린'이 누구인지 자세히는 몰라도 세계 최초의 우주비행사라는 건 어렴풋이 알고 있기 마련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내가 알고 있는 현실과 상상이 혼합되는 이 작품에 더욱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더 자세히 얘기하면 스포가 될 것 같아서 참겠습니다… 얼른 여러분도 읽어보시길 강력 추천드립니다. 만약 이미 읽어보셨다면, 여러분의 최애 픽은 무엇인지 아래의 버튼을 눌러 들려주세요... 재밌는 책은 함께 이야기를 나눌 때 더 재밌어지니까요. 😉 |
|
|
"이 근처에 폐허 없니?" 규슈의 한적한 마을에 사는 소녀 '스즈메'는 여행 중인 청년 '소타'를 만난다. 그의 뒤를 쫓아 산속 폐허에서 발견한 낡은 문. 스즈메가 무언가에 이끌리듯 문을 열자 마을에 재난의 위기가 닥친다. 소타를 도와 간신히 재난을 막아내지만, 수수께끼의 고양이 '다이진'이 나타나 소타를 의자로 바꿔 버리고 마는데……
💜💜💜💜💜 - 도모🐳's pick!
사라진 일상에 대한 애도, 그리고 "내일"을 말하다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에 이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입니다. 신 감독님(?!)의 최근 장편 영화 세 편은 '재난 3부작'으로 불립니다. 작품들에 나타나는 재난은 곧 동일본 대지진을 연상하게 하죠. 앞의 두 작품이 다른 재난으로 우회하여 동일본 대지진을 암시했다면, 〈스즈메의 문단속〉은 영화 속에서 동일본 대지진을 직접 다룹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재난 3부작' 중에서도 〈스즈메의 문단속〉이 재난을 대하는 방식이나 담고 있는 메시지 면에서 가장 성숙한 작품 같다고 느꼈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재난을 없던 일로 만들고자 하는 초월적인 바람을 실현하는 〈너의 이름은.〉보다 재난 이후 잃어버린 것들을 직시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내일"을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스즈메의 문단속〉에 저는 더 마음이 끌렸습니다.
재난을 겪은 생존자에게 "내일"을 살아가라고 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아직 그 슬픔과 아픔이 여전한데, 일방적으로 일상으로 복귀하길 권하는 건 때론 폭력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애도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스즈메의 문단속〉에는 이러한 애도와 회복의 과정이 세심하게 잘 담겼다고 보았습니다.
저는 〈스즈메의 문단속〉이 아주 잘 만들어진 로드무비 같았습니다. 사토와 함께 떠나게 된 스즈메의 여정은 규슈에서 시작해 도쿄로 갔다가, 마지막으로 도호쿠 지방의 이와테현으로 향합니다. 이 여행길에서 스즈메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관계를 맺고 도움을 받아 시련을 극복하며 성장해 나가죠.
여행의 종착지인 도호쿠 지방은 어린 시절 스즈메가 쓰나미로 엄마를 잃었던 곳이고, 실제로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가 가장 컸던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스즈메는 검게 칠해 잊으려 했던 과거의 상처를 마주합니다. 그래서 영화 속 스즈메의 여정은 표면적으로는 재난을 막고 사토를 구하기 위한 여행이면서, 동시에 상실의 아픔에 방황하는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스즈메 내면의 여정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이런 이야기를 대중적으로 재미있게 풀어냈다는 게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 같습니다. 현실의 사건을 끌어오면서도 가볍거나 성급하지 않게, 그러면서도 보편적으로 소구하는 이야기를 만들기는 쉽지 않으니까요. 스즈메와 소타가 문을 닫는 장면들은 마치 게임 스테이지를 하나씩 깨나가듯 점층적으로 잘 짜여 있어서 긴장감과 쾌감을 주고, 신 감독님 특유의 아름다운 색감과 찬란한 빛의 사용이 돋보여서 보는 내내 눈이 즐겁습니다. 비교적 긴 러닝타임이고,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전혀 지루하거나 부담스럽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미미즈(재난)가 나오려 하는 문이 폐허에서 생기고, 그 문을 잠그기 위한 열쇳구멍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장소에 살았던 이들의 일상을 떠올려야 한다는 영화 속 설정을 생각해봅니다. 그렇게 스즈메가 떠올린 여러 사람의 일상을 담은 장면들이 저는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재난으로 인해 잃은 것들을 떠올릴 수 있는 상상력이 재난 이후를 살아가는 사회에 필요한 게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
|
|
🎧 하루🍀의 북플리
└ 신입 편집자 하루가 읽은 소설과 함께 그에 어울리는 플레이리스트를 짝지어 추천합니다.
|
|
|
하루의 북플리는 담당 편집자가 마감에 시달리고 있으므로 한 달 쉬어갑니다. :)
마감하고 있는 하루를 응원해주세요!
그럼 다음 달에 만나요! |
|
|
📻 이달의 장르 뉴스 _ 3월
└ 장르문학 관련 읽을거리를 선별해 소개합니다. 제목을 누르면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
|
|
🐳저도 크라우드펀딩으로 구매했던 호러 전문 잡지 《오드(The Odd)》의 필진이자 편집위원이기도 한 리리브 작가님의 인터뷰입니다. 희곡, 소설, 단편영화 시나리오까지 다방면에서 두루 활동하시는 작가님입니다. 곧 각본과 제작, 연출을 모두 담당한 단편영화 〈주임님은 유죄 인간〉이 국내 OTT 플랫폼을 통해 공개된다고 하네요. 궁금합니다. :)
📰유토피아…초인과 장애…평행세계…‘키워드’로 떠나볼까요? 미지의 SF 세계
🐳SF평론가 심완선 작가님의 신간 《SF와 함께라면 어디든》에 대한 서평 기사입니다. "SF 초심자부터 제대로 즐기고 싶은 마니아까지를 위한 책"이고, 170여 편에 달하는 작품들을 다룬다고 하니 이 책 한 권만 있어도 SF의 세계에 입문하는 데 든든한 가이드가 될 듯합니다.
🐳'장르 문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태권 만화가의 칼럼입니다. 장르 문법이란 일종의 문화적 지름길인데, 이전 시대의 문화적 지름길들은 지금에 와서 고급 교양으로 여겨지는 데 비해, 당대의 장르 문법들은 그 반대의 취급을 받는 점을 지적하는 부분이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적 지름길을 다루는 데 있어 조심해야 할 점을 짚는 부분도 좋았습니다.
|
|
|
퍼플레터는 매월 25일 밤 10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퍼플레인 팀에게 전하고 싶은 말,
혹은 공유할 만한 기이하고 으스스한
이야기가 있다면, 답장해주세요. |
|
|
ⓒ 퍼플레인 I kevinmanse@naver.com I 수신거부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