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호 _ 모든 지구인들아! 제발 부탁이니 파워를 나눠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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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는 사람 _ 퍼플레인 팀
도모🐳 편집자. 장르의 망망대해를 얕고 넓게 항해하는 문화콘텐츠 잡식자.
금붕어🐠 마케터. 으스스하고 피 튀는 이야기를 보며 맛있게 밥을 먹지만, 무서운 영화는 절대 볼 수 없다는 겁쟁이.
하루🍀 편집자. 남들이 안 본 것만 찾아보는 음침한 (자칭)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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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레인에서 곧 출간할 정보라 작가님의 신작 《한밤의 시간표》 알라딘 북펀딩을 시작합니다!
《한밤의 시간표》에 대해 살짝 스포하자면, 저는 《한밤의 시간표》의 첫 문장과 끝 문장을 가장 좋아합니다. 첫 페이지를 열자마자 대뜸 막아서는 첫 문장이 주는 아이러니함, 그리고 소설 속 기묘한 연구소의 진짜 목적을 밝히는 마지막 문장이 주는 여운을 사랑해요. '무서운 이야기'를 이렇게 아끼게 될 수 있다는 게 새삼 신기합니다.
궁금함이 생기셨다면, 아래 북펀딩 소식을 확인해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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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
👾 퍼플레인은 지금…
- 《한밤의 시간표》 알라딘 북펀드 OPEN
😝 존중입니다 취향해주세요
- 《고래》, 천명관
🎧 하루🍀의 북플리
- 《셰이프 오브 워터》와 〈All Right〉
#챗GPT #매니페스토 #SF #저주토끼in프랑스 #배명훈 #공포물 #웹소설공모전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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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들어오시면 안됩니다" 《한밤의 시간표》 알라딘 북펀드 OP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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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서점 알라딘에서 정보라 작가님의 신작 《한밤의 시간표》 북펀드가 열렸어요.
《한밤의 시간표》는 2022 부커상 최종후보 선정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정보라 작가님의 '신작' 소설집인데요. 정체불명의 물건들을 보관하는 수상한 연구소에 얽힌 이야기들을 다룬 연작소설집이에요. 다른 그 어떤 장르도 아닌, 찐한 '귀신' 얘기 좋아하는 독자님들이라면 이번에도 만족도 극상! 보장합니다. 😎
북펀드로 도서 구매하는 독자님들께는 표지에 들어갈 일러스트를 활용한 엽서도 같이 선물해드린답니다🎁
한밤의 시간표에 맞춰 일하는 으스스한 연구소로, 한층 더 진화한 정보라식 환상 괴담 들으러 오세요!😱
표지에는 《트로피컬 나이트》(조예은), 《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이윤하)의 표지를 그리신 이빈소연 작가님의 일러스트가 들어갈 예정이에요! 상상만 해도 멋진 표지를 얼른 보여드리고 싶은데요! 조만간 퍼플레인 트위터 계정에서 표지 진행 상황 중계해드릴게요. 퍼플레인 트위터 계정에 놀러 오세요!😉
북펀딩 오픈 기념으로 지금 트위터에서 RT 이벤트도 하고 있는데요! 트위터리안이신 구독자님들이라면 리트윗으로 널리널리 알라딘 북펀드 소식 알려주시고, 한밤중처럼 까맣고 달콤한 스타벅스 카페모카 한잔 기프티콘으로 받아가세요!(추첨으로 딱 세 분께 드릴 예정입니다. 행운을 시험해보시죠!🍀)
모든 지구인… 아니, 퍼플레터 독자님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제발), 그리고 응원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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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중입니다 취향해주세요
└ 퍼플레인 팀이 일상에서 직접 감상한 것들을 소개합니다. 취향해주세요 존중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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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2부에서는 산골 소녀에서 소도시의 기업가로 성공하는 금복의 일대기와 주변 인물들의 천태만상이 그려진다. 3부는 감옥을 나온 뒤 폐허가 된 벽돌공장에 돌아온 금복의 딸 춘희의 삶을 담고 있다. 조각조각, 수십 개의 에피소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세상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모두 모아놓은 양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듣던 옛날 이야기, 동화책에서 본 설화와 신화, TV 연속극 같은 스토리, 인터넷에 떠도는 엽기 유머 등이 섞여든다.
💜💜💜💜💜 - 도모🐳's pick!
이야기는 계속된다
제가 《고래》를 처음 읽었던 건 2014년 즈음이었습니다. 《고래》가 처음 출간된 게 2004년이니 제가 처음 읽었을 때에도 이미 10년의 세월이 지난 소설이었네요. 그런데 그 후로 10여 년 가까이 지난 지금, 《고래》가 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라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니. 좋은 이야기의 힘은 역시 시간을 이기나 봅니다.
《고래》는 처음 읽었을 때도, 다시 읽을 때도 그 이야기에 순식간에 빨려들어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대를 잇는 인물들의 장대한 서사의 역동에 정신없이 휘둘리다 나오는 느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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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복은 일렁이는 불꽃 속에서 취한 눈으로 스크린을 응시하고 있었다. 불길이 치솟는 가운데서도 영사기는 멈추지 않고 돌아가 스크린에선 계속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다. 평생을 죽음의 공포로부터 도망치던 금복은 마침내 자신에게도 죽음이 찾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죽은 자들의 모습이 스크린 위에 겹쳐져 빠르게 지나갔다. (…) 마침내 스크린에까지 불길이 옮겨붙었다. 한때 보잘것없던 산골의 한 소녀였던 그는 자신의 손으로 이룩한 거대한 영화가 눈앞에서 모두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 무모한 열정과 정념, 어리석은 미혹과 무지, 믿기지 않는 행운과 오해, 끔찍한 살인과 유랑, 비천한 욕망과 증오, 기이한 변신과 모순, 숨가쁘게 굴곡졌던 영욕과 성쇠는 스크린이 불에 타 없어지는 순간,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함과 아이러니로 가득 찬, 그 혹은 그녀의 거대한 삶과 함께 비눗방울처럼 삽시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p.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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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입니다. 금복이 고래에 감명받아 세운 영화관이 노파의 저주로 인해 불타는 장면이지요. 그 불타는 극장 안에서 영화를 보며 최후를 맞는 금복을 묘사하는 장면을 읽을 때마다 저는 영화 〈바스타즈: 거친 녀석들〉의 클라이맥스인 영화관 시퀀스가 연상됩니다. 불타는 스크린과 극장이라는 공간, 그리고 영화에 매혹된 인물들이 영화를 보다가 최후를 맞이한다는 점이 닮아 있어서인 듯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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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복의 최후를 서술하는 저 문장들에서 저는 "영화"가 중의적인 의미를 지니는 것처럼 읽혔습니다. "일정한 의미를 갖고 움직이는 대상을 촬영하여 영사기로 영사막에 재현하는 종합 예술"로서의 '영화(映畫)'뿐만 아니라 금복이 일생을 바쳐 이루어낸, "몸이 귀하게 되어 이름이 세상에 빛남"이라는 뜻의 '영화(榮華)'로도 읽을 수 있죠. 금복의 일생을 거쳐간 "죽은 자들의 모습이 스크린 위에 겹쳐져 빠르게 지나간다"는 묘사는 뜻이 다른 두 '영화'를 포개놓는 듯합니다. 금복의 영화(榮華)를 담은 영화(映畫)가 상영되고 그 영화를 금복이 보는 거죠.
천명관 작가는 《고래》를 '거대한 것에 깃들어 있는 비극성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합니다. '금복'은 거대한 것(고래)을 목도했을 때의 스펙터클에 매혹되어 끊임없이 그것을 추구하며 살아간 인물입니다. 그런 금복이 '영화'에 매혹된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로 보여요. 영화관의 스크린은 스마트폰이나 TV 화면과 달리 거대하니까요.
하지만 영원히 상영되는 영화는 없습니다. 결국 스크린의 불빛이 꺼지고 막이 내리듯, 한 인물의 영화도 영원할 수 없음을 금복의 최후가 보여주는 듯합니다.
한편, 《고래》에서는 이야기의 계속됨을 강조하는 문장이 여러 번 등장합니다. 마치 《고래》의 이야기꾼(화자)이 이야기를 끝내고 싶지 않아 하는 것 같아요. 죽음으로부터 끊임없이 도망치며 영화를 이루었던 금복처럼, 《고래》의 이야기꾼도 이야기의 끝으로부터 도망치며 영원한 이야기를 바라는 듯합니다. 하지만 결국 《고래》의 이야기도 끝이 납니다.
제게 《고래》는 그저 순수하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는 즐거움을 주기도 했지만, 그만큼 그 '끝'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만든 소설이었습니다. 이야기든, 인생이든 그 무엇이든 계속되길 바라지만 그 끝은 피할 수 없으니까요. 그 유한성을 매번 되새겨주는 게 '이야기'의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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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계속된다. 그 모든 불길한 질문들을 뒤로 한 채. (p.164)
독자 여러분, 이야기는 계속된다. (p.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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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의 북플리
└ 편집자 하루가 읽은 소설과 함께 그에 어울리는 음악을 짝지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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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나~! 오히사시부리~!
모두들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하루는 마감을 잘 마쳤습니다(보도자료가 끝나지 않았으니 가짜 마감이야!). 3월 호 사진이 꼭 조는 것처럼 나왔더군요. 절대 아닙니다. 열심히 교정을 보고 있었어요(믿거나 말거나).
그동안 무슨 책을 읽었나 다이어리를 살펴보니…… 소설은 거의 안 읽었더군요. 또다시 추억을 끄집어내야 할 때가 됐습니다…… 너무 유명해서 제가 소개할 필요가 없을 책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영화로도 유명한 기예르모 델 토로의 《셰이프 오브 워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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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르모 델 토로, 대니얼 크라우스, 《셰이프 오브 워터》, 온다, 2018
'영화보다 책이 좋아 girl' 하루는 원래도 원작 소설 읽기를 좋아하지만, 이번 책만큼은 아직 영화를 시도해보지 못했습니다. 너무너무 궁금한데 사실 책으로만 읽어도 꽤나 잔인한 장면들이 곳곳에 있어서 볼 엄두를 못 내고 있습니다.
이렇다 할 감성도 없고 로맨스는 극불호인 하루마저 푹 빠져버렸습니다. 두꺼운 책 싫어 재미 없는 책 싫어 복잡하고 어려운 책 싫어 이래저래 불평이 많은 하루의 동생마저 사흘 만에 다 읽어버린 책!!! 물론 영화를 안 봤으니 이렇다 말은 못 하겠지만, 소설에서 그려내는 감정들이 정말 와닿았던 기억이 납니다. 파편화된 조각으로 존재하던 이들이 하나로 맞물려서 퍼즐을 맞추는 듯했달까요?
젤다가 친구인 엘라이자를 도와주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거짓말을 하던 장면, 스트릭랜드의 아내 레이니가 종내에는 자신의 삶을 찾아 그를 떠나는 장면(찾아보니 소설에만 등장하는 인물이군요?), 소련 스파이인 호프스테틀러가 괴생명체도 인간과 같이 감정이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리려 했던 장면…… 그러나 하루가 가장 좋아한 인물은 아랫집에 사는 화가 ‘자일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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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이자는 괴생명체를 ‘그것’이 아니라 ‘그’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고, 자일스는 기꺼이 그녀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p.325)
“하지만 나는 혼자일 수 없어. 암, 그렇고말고. 내가 그 정도로 특별할 리 없으니까. 나 같은 변종은 어느 세계에나 존재해. 그렇다면 변종은 언제쯤 변종이길 그만두고 세상이 원하는 방식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너와 내가 우리 종족의 마지막이 아니라, 우리 종족의 처음이라면 어떡하지? 더 나은 세계를 위해 나타난, 더 나은 종족의 시초라면 말이야? 그런 바람을 가질 수도 있어, 그렇지? 우리가 과거가 아닌 미래라는 바람 말이야.” (p.3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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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관해 찾아보던 중 이런 기사를 발견했는데요.
▶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우리 사랑해도 될까요?
영화가 "극 중 괴수로 대표되는 소수자와 이들의 상급자인 스트릭랜드의 대립을 이야기의 전선 삼아 지금 이 시대에 유의미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해석한 것이 의미가 있는 듯해 공유합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엘라이자, 흑인인 젤다, 성소수자인 자일스, (극중 남미에서 포획한 것으로 묘사되는) 괴생명체까지. 이 소설에는 우리가 흔히 소수자라 말하는 수많은 존재가 나오는데, 이들이 함께함으로써 강해지는 모습이 여전히 큰 감동으로 남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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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gur Rós – All Right
사실 영화 OST를 들으면서 읽어도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그럴 거면 북플리는 필요 없겠죠?
사실 책의 마지막 장면은 꽤나 격정적인데, 그럼에도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는 잔잔한 이 곡이 떠오르는 이유는 왜일까요?
흥미롭게도 시규어 로스에 관해 찾아보던 중 영화 〈바닐라 스카이〉의 마지막 장면으로도 이들의 음악이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12명의 필름메이커에게 여섯 번째 앨범 [Valtari]에 받은 영감을 비디오로 자유롭게 제작하게 하는 ‘Sigur Rós Valtari Mystery Films’라는 프로젝트도 있었다고 하니, 궁금하신 분들은 이 링크로!
▶ Sigur Rós Valtari Mystery Film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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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의 장르 뉴스 _ 4월
└ 장르문학 관련 읽을거리를 선별해 소개합니다. 제목을 누르면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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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인간 작가와 챗GPT의 협업 SF 소설집, 《매니페스토》를 다룬 기사입니다. 최근 여러 예술 분야가 인공지능과의 협업을 시도하고 있는데요. 아직 혼자 완결된 소설을 쓸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지만, 기사 본문 중 챗GPT가 생성했다는 몇몇 문장은 너무 그럴듯해 깜짝 놀랐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나요? 앞으로 또 출판계가 무슨 시도를 할지, 인공지능이 어떤 가능성을 보여줄지 기대되네요.
📰SF 소설 읽기 전, ‘이것’만큼은 체크하세요
SF의 정의 설명과 함께 다양한 하위 장르를 소개해주는 기사입니다. 국내 SF 소설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면서 새롭게 SF에 관심을 두게 된 독자도 많을 텐데요. 기사에 등장하는 작품들을 살펴본 후, 재미있어 보이는 장르부터 알아가보면 어떨까요?
《저주토끼》 프랑스어판 출간을 기념해 프랑스를 찾은 정보라 작가님의 인터뷰가 실린 기사입니다. 다양한 나라에 《저주토끼》가 출간되면서 생긴 에피소드도 담겨 있는데요. 성별에 따라 인칭대명사가 달라지는 프랑스어의 특성 때문에, 프랑스어 번역가가 작중 등장하는 로봇의 성별을 궁금해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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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레터는 매월 25일 밤 10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퍼플레인 팀에게 전하고 싶은 말,
혹은 공유할 만한 기이하고 으스스한
이야기가 있다면, 답장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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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플레인 I kevinmanse@naver.com I 수신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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