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호 _ 한여름 비가 내리던 그날☔(feat. 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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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는 사람 _ 퍼플레인 팀
금붕어🐠 마케터. 으스스한 이야기를 보며 맛있게 밥을 먹지만, 무서운 영화는 못 보는 겁쟁이.
하루🍀 편집자. 남들이 안 본 것만 찾아보는 음침한 (자칭) 예술가.
바우어🦆 편집자. 가장 좋아하는 취미 생활은 스플래터 영화를 안주로 맥주 마시기.
토마토🍅 마케터. 인간 빌런에겐 강하고 초자연적 현상에 약하다. 자각몽과 가위 눌리기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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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퍼플레터 구독자님들! 마케터 금붕어입니다. 사람이 아닌 금붕어나 돌아다닐 법한 이 습한 날씨에 다들 보송하고 안전하게 하루 보내셨나요? ☔
금붕어는 이름만 금붕어지, 금붕어완 다르게 습기를 질색팔색해서요. 빗물에 젖다 못해 물이 찬 운동화의 질퍽함에 혀를 내두르곤 하는데요. 그러다가 문득 정보라 작가님의 《아무도 모를 것이다》에 실린 〈비 오는 날〉이 떠올라 살짝 오싹해지기도 했답니다. 혹시 내 운동화에도...?🥶(아직 〈비 오는 날〉을 못 읽어보셨다면, 당장 서점에서 《아무도 모를 것이다》를 만나보세요!)
이렇게 습하고 더운 날씨야말로 퍼플레인의 책들이, 또 짜릿하고 오싹한 장르 콘텐츠들이 손에 착착 감기는 날씨 아니겠습니까. 이번에도 심기일전하고 여러분의 마음은 물론, 몸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줄 장르 이야기들로만 바리바리 꾸려왔습니다(비장미가 느껴지시나요?). 지금부터 장르 이야기 바리바리 바리스타🌟 팀 퍼플레인의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해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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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
- 기쁘다, 재쇄 찍었네~🎶 재쇄 기념 독자님들을 향한 러브레터💌
- 이럴 수가! 《작은 종말》 북토크에 못 오셨다고요?!
#퍼니록스 #정보라 #호러게임 #듀나 #곽재식 #히가시노게이고 #자음과모음 #네오픽션상 #역술인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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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의 북플리
└ 편집자 하루가 읽은 소설과 함께 그에 어울리는 음악을 짝지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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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하루🍀가 돌아왔습니다!
이제 격월 연재를 하다 보니, 하루라는 이름이 다소 어색하게 들리네요. 저번 달 인사말에 퍼플레터에 소개할 책을 구매했다고 슬쩍 언급했었는데요! 이제 그 책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사실 장르는 일본문학으로 분류되어 있는데요. 장르소설로 퍼플레터에서 소개하기에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 이유도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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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도 개봉되었죠!(평은 별로 안 좋더라고요…) ‘정욕(正欲)’이라는 제목을 처음 보고 든 생각은, ‘정욕이 뭐지?’였습니다. 차라리 ‘정염’이라고 했으면 딱 와닿았을 텐데요. 하루의 머릿속에서는 ‘정욕’이라는 단어의 ‘정’은 보이지 않고 ‘욕’만 보였거든요… 하지만 책을 덮고 나서는, ‘와 진짜 두 단어에 이렇게 수많은 의미가...’ 하며 감탄했답니다.
사실 책의 프롤로그 격인 글을 읽고는, 이거 분류가 잘못된 거 아냐? 추리소설 같은데? 라고 생각했어요. 이야기가 형사사건 보도 뉴스에서 시작하거든요. 그것도 소아성애. 그리고 용의자들의 프로필 소개로 이어지는데, 아, 이 책은 이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구나 싶더군요. 이 소아성애자들을 옹호할까? 아니면 비판할까? 작가가 이 주제로 던지려는 질문은 뭘까? 이런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하더라고요.
하지만, 모두 하루의 예상을 벗어났습니다(스포이니 자세한 줄거리는 생략할게요). 어찌 됐든,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바른 욕망’이 무엇인지를 질문하는 책입니다. 그러면서 흔히 우리가 ‘비정상’이라고 간주하는 욕망들이 나와요. 주인공들은 ‘평범한’ 사람들처럼 이성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쉽게 동성애자로 착각 받기도 하고, 그래서 "네가 동성애자여도 내가 이해해줄게!"라는 말을 간접적으로 듣기도 해요. 누군가에겐 포용을 위한 말이지만, 누군가에겐 폭력적인 말이 되는 거죠.
하루는 퀴어 이론에 관심이 많고 책도 많이 찾아 읽는데요. 그러다 보니 여러 섹슈얼리티에 관해 비록 잘 알지는 못해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에겐 내가 남자를, 혹은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동성애자로 오해받는 것도 위선이고 폭력으로 느껴질 수 있겠구나, 내가 말하는 다양성은 얼마나 폭이 좁았는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이를테면, 책에는 이런 문장이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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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연대하고 싶은 상대는 저런 장소에서
당당하게 손을 들고 서로 존재를 확인하려는 사람이 아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몰래 만날 수밖에 없는 누군가이다.”
- 344쪽
“네가 멋대로 다가오려는 존재는 네가 상상도 못 할 윤곽이라고.
본인의 상상력이 닿지 못하는 것도 있다는 걸
깨닫지도 못하는 좁은 시야가 떠드는 공식에 따라
누군가의 고통을 분석하려고 하지 좀 마.”
- 3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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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인공은, 결국 연대라는 것도 상상 가능한 범주 내에서 당신이 품을 수 있는 사람만 포괄하는 것 아니냐. 사실 진짜 연대가 필요한 사람들은 쉽게 자신을 드러낼 수조차 없다고 이야기해요. 그 부분을 읽으면서 ‘연대’라는 말을 좋아하는 하루는 조금 멈칫했답니다. 사실 다양성을 얘기하면서, 그 다양성이 얼마나 좁은지 알아채지 못했거든요. 다양성이라는 말 자체가 다양성의 협소함을 지워버린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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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떠올리면, 하나의 노래가 귀에서 자동재생됩니다. 듣자마자 "어?"하는 분들이 계실 거예요. 하루가 좋아하다 못해 사랑하는 영화 〈괴물〉의 삽입곡이거든요.
결국 영화 〈괴물〉도, 괴물이 누구냐를 질문하는 영화잖아요. 돼지의 뇌를 가졌다는 아이가 괴물인지, 거짓말을 일삼고 ‘이지메’에 가담한다는 아이가 괴물인지, 학교의 안위만 생각하며 아무런 잘못도 없는 사람을 가해자로 몰아가는 교장이 괴물인지, 아이를 때린다는 선생이 괴물인지…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미궁에 빠져들기도 하고, 위화감을 느끼기도 하고. 그 긴장감이 스민 음악이 바로 〈hwit〉예요.
하지만 영화 속 그 누구도 괴물이 아니었듯이, 이 책의 주인공들도 그 누구도 ‘그릇된 욕망’을 가지고 있지 않아요. 하지만 정체성을 부정당한 순간부터 그들은 자신의 삶이 "사고의 뿌리, 철학의 뿌리, 인간관계의 뿌리,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의 뿌리, 거슬러 올라가면 모든 생애의 원천"을 잃어버린 것과 같다고 말해요.
하루는 이 책을 읽으며, 발을 한 번이라도 헛디디면 바로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외길을 걷는 느낌이었어요. 어떤 의미에서 하루도 ‘다수파’를 차지하는 이성애에 관심이 없다는 이유로 종종 대화에서 소외되곤 하는데(차라리 이상하다고 말하면 차라리 납득이 되었을 것 같은데, 아예 상상도 해보지 못했다는 반응을 마주치면 아무리 저라도 당황스럽더라고요), 내가 느낀 정도야 이들에겐 차라리 부러운 것이었겠구나 싶더라고요. 이들의 아슬아슬한 삶이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에 잘 스민 것 같아서, 책을 읽으면서 함께 들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도 처음 알았는데, 이 책의 작가인 아사이 료가 영화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의 원작자더라고요? 이것도 하루가 혼자 새벽에 보다가 끅끅 울어버린 영화인데, 이 작가는 주변부의 사람들을 포착하는 눈이 정말 대단하구나 싶었습니다(근데 무려 스무 살에 그 책을 썼다는 거예요. 역시 천재는 어디에나 있다…).
《정욕》 같은 책이 이 세상에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인간은 결국 욕망을 추동하며 살아가는 존재잖아요. 자신의 욕망을 부끄러움 없이,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퍼플레터 가좍들과도 이 책을 읽고 더 많은 얘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뿐만 아니라 〈괴물〉도,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도 여름에 보기 좋은 영화인 데다, 주제의식도 무척 좋으니 함께 읽고 보고 얘기 나눠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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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쁘다, 재쇄 찍었네~🎶 재쇄 기념 독자님들을 향한 러브레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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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작가님의 《작은 종말》이 중쇄를 찍었습니다! 마케터 토마토는 세상 곳곳에 《작은 종말》을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숨어있을 거라 생각하면 참 신기하고 마음이 몽글해진다고 하더군요. 마케터 금붕어나 정보라 작가님은 물론 《작은 종말》을 출간해내기 위해 기여해주신 모든 분들이 같은 마음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빠르게 재쇄 찍을 수 있도록 사랑을 보내주신 독자님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
앞으로 대한민국의 오천만 국민 여러분 모두가, 아니 나아가 전 세계 모두가 《작은 종말》을 읽는 그날까지 마케터 금붕어와 토마토가 열심히 알리고 또 알려보겠습니다. 먼저 《작은 종말》의 매력을 알아봐 주시고 사랑해주신 독자님들, 퍼플레인 팀의 분투기를 앞으로도 잘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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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럴수가! 《작은 종말》 북토크에 못 오셨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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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8일 저녁에 열린 《작은 종말》 북토크가 성황리에 마무리 된 지 딱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집이 너무 멀어서, 날씨가 너무 궃어서(비구름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는 금붕어), 북토크가 열리는줄도 몰라서(앞으론 마케터 금붕어가 더 열심히 알려보겠습니다... 따흑) 등등 다양한 이유로 북토크에 오지 못하신 분들의 아쉬운 마음 달래드리려고 따끈따끈한 북토크 후기를 또 쪄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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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레터에서도 전해드렸듯, 이번 북토크의 사회는 《작은 종말》의 작품 해설을 맡아주신 전청림 문학평론가 선생님께서 맡아주셨는데요. 이전에도 정보라 작가님의 작품을 평론하신 적 있기에 사회자로 모셨는데, 아니나 다를까 독자님들이 궁금해하셨을 만하면서도 깊이 있는 질문들로 가득 준비해주셨어요!😂 정보라 작가님도 이에 맞춰 솔직하고 재밌는 답변들을 열심히 준비해오셨는데요! 심지어 독자님들의 질문마저도 날카로와서 마케터 금붕어는 놀란 표정을 숨기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렇게 완벽한 북토크 시간이라니!😍
질문과 응답 하나하나가 다 무척 좋았지만, 모두 소개하기엔 레터가 너무 길어질 듯해서 일부만 실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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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작은 종말》은 유독 사회적 문제와 밀접한 작품이 많은데,
이런 주제를 다룰 때 주의하시는 부분이 있는지?
- 피해자의 이야기를 선정적으로 만들거나,
한 부분에 꽂혀서 전체를 왜곡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내가 피해 당사자가 아니라면
소설 속에서도 제 3자의 목소리를 유지하려고 했다.
남의 얘기를 훔쳐서 쓰면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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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장르문학이 우리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 장르문학뿐만 아니라 문학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바꾸는 건 '데모'다! 하지만 신문 기사로 설명할 수 없는 사건의 맥락을
소설을 통해서 묘사하고,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올 수 있다.
모두가 데모를 할 수는 없겠지만,
소설을 통해 지금의 현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그 흐름을 볼 수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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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자세한 북토크 이야기는 퍼플레인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혹은 블로그에서 확인해주세요. 😎
그 어느 때보다도 밀도 높았던 북토크를 잘 마치고, 사인회가 열렸는데요! 정보라 작가님과 독자님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시고 인증숏도 찍는 다정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이 정보라 작가님 북토크에 처음 오시는 분들도, 이미 여러 차례 정보라 작가님의 북토크에 참여한 적 있는 오랜 팬분들도 계셨답니다. 일일 사진사로 변신한 마케터 금붕어는 그 모습을 보면서 뿌듯한 미소를 참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북토크에 오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좀 달래지셨을지 모르겠습니다. 다음에 또 혹시라도 좋은 기회가 되면 북토크 마련해 볼게요! 아쉽다고 울지 않기로 약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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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의 장르 뉴스_7월
└ 장르문학 관련 읽을거리를 선별해 소개합니다. 제목을 누르면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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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사 퍼니록스가 정보라 작가님의 《저주토끼》 수록작 〈차가운 손가락〉을 배경으로 게임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두둥) 보라월드가 게임이 된다고? 퍼니록스는 〈차가운 손가락〉의 미스터리한 이야기와 특유의 긴장감을 게임에 담아 게이머들이 직접 소설 속 등장인물을 체험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평생 게임에 재미를 붙이지 못한 토마토도 어쩐지 구미가 당기는데요...!
지난 21일 듀나 작가님의 데뷔 30주년 기념 포럼이 열렸는데요. SF의 대가 곽재식 작가님은 “한국 SF는 듀나 이전과 이후, 즉 BD(Before Djuna)와 AD(After Djuna)로 나뉜다”고 선언했습니다. 곽 작가님은 듀나 소설을 처음 보고 자신도 SF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듀나만이 한국 SF의 유일한 원로라고 극찬하셨는데요. 그랬던 곽 작가님이 듀나 작가님의 《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의 추천사를 쓰셨다니, 두 작가님의 인연이 너무 낭만적이지 않나요? 그나저나 역시 작가님의 덕심은 고급스럽네요... 제가 하면 그냥 주접인데. 홍홍.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가가 형사 시리즈' 12번째 신작,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가 나왔습니다. 등장인물들을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피가 흐르는 인간'으로 그려내기 위해 힘을 쏟았다고 하는데요. 개인적으로 토마토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소처럼 일하는 노동력이 진정한 미스터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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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레터는 매월 25일 밤 10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퍼플레인 팀에게 전하고 싶은 말,
혹은 공유할 만한 기이하고 으스스한
이야기가 있다면, 답장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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